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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영화

이터널 선샤인 - 사랑한 기억을 지우면 행복할까?

by 카페한량민씨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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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을 처음 보게 된 것은 미국 유학 생활을 할 때였습니다. 제 기억 속에 아마도 겨울에 출시되었던 DVD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DVD 표지에는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이 빙판에 누워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짐 캐리라는 이름 하나만 믿고 이터널 선샤인 DVD을 구매했습니다. 주말에 홀로 이터널 선샤인을 봤습니다. 별생각 없이 구매하게 되었지만 이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제 기억 속에 깊이 자리 잡게 된 영화입니다.

1. 줄거리

이터널 선샤인을 간단히 말하자면, 흔하디 흔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이 사랑 이야기에서 기억을 지우는 회사를 만듦으로써 관객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영화의 시작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한 남자(조엘)가 개성이 강하고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여자(클레멘타인)를 만나면서 시작합니다. 그렇게 이상한 첫 만남이 끝나고 18분이 지나 오프닝 크레딧과 조엘이 차에서 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장면이 저의 호기심을 잡았습니다. 조엘이 왜 우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조엘은 클레멘타인을 찾아갑니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커플인데 싸운 듯 보입니다. 어느 커플이 그렇듯 화해를 위해 클레멘타인을 찾아가지만, 클레멘타인의 행동이 이상했습니다. 클레멘타인은 마치 조엘을 처음 본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뒤늦게 알아보니 클레멘타인은 이별이 힘든 나머지 조엘과의 기억을 지운 것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조엘 역시 홧김에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지우기로 합니다. 조엘이 잠든 사이, 라쿠나의 회사 사람들이 와서 조엘의 기억을 하나, 둘씩 지워가는 작업을 합니다.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지울수록 꿈속의 짐 캐리는 자기 행동을 후회하게 됩니다. 기억을 지우면 행복할 줄 알았으나 기억이 지워지는 순간이 되어서야 조엘은 얼마나 클레멘타인을 사랑했는지 알게 됩니다.



2.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그리고 커스틴 던스틴까지

이터널 선샤인의 주연을 맡은 세 명의 배우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터널 선샤인을 보기 전까지 제 기억에 남는 영화는 마스크, 트루먼 쇼, 브루스 올마이티였습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재밌는 역활을 많이 한 배우였습니다. 하지만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정반대의 역할을 보입니다. 다른 영화에 비하면 말수도 적고, 평범한 일상을 보낸 사람으로 변신합니다. 그런 그의 모습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짐 캐리의 평범한 일상을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연기를 다시금 보게 되었습니다.
타이타닉으로 유명한 케이트 윈슬렛의 모습도 낯설었습니다. 첫 장면인 모습에서 그동안 알았던 배우의 모습이 아녔습니다. 파란 머리, 주황색 옷을 입고 나타나서 짐 캐리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서로의 연기를 바꾼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낯설었지만 이 둘의 모습이 묘하게도 어울리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주연이 커스틴 던스틴의 연기 또한 좋았습니다. 영화의 중, 후반까지 아무런 특징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하워드 원장에게 갑작스레 키스하고, 이 장면을 하워드 원장의 아내가 보게 됩니다. 이 키스 장면 이후의 하워드 아내와의 대화 시퀀스는 이터널 선샤인의 절정이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아픔을 지우기 위해 기억을 지우면 행복할까? 기억을 지운 이후의 행동은 그 전과 다를까? 등등. 이터널 선샤인은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3. 후기

이터널 선샤인은 내가 생각하는 운명과 사랑에 큰 영향을 준 작품입니다. 영화의 결말은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클레멘타인이 자기와 같이 있으면 운이 없고 결국엔 행복하지 않을 거라 말합니다. 그 모습에 조엘은 심플하게 괜찮다고 말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도 조엘과 같습니다. 내 아내가 날 힘들게 하거나 내 행동이 상대방을 질리게 할 수 있습니다. 근데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만큼 상대방을 더 이해하고 많은 대화를 하면 모든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랑하는 상대방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스틴 더스틴이 유부남인 하워드 원장에게 갑작스레 키스하는 장면에서처럼 운명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지금의 아내와 결혼해서 같이 사는 것도 얼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어쩌면 운명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게 예민했던 고등학생 시절, 이터널 선샤인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과 운명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불행한 기억을 지운다고 꼭 행복한 것도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기억을 지우는 기술이 가능하다면, 전 절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좋은 기억, 아픈 기억을 같이 공유하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터널 선샤인은 티빙, 왓챠, 웨이브, 넷플릭스에서 시청가능합니다.
네이버 평점은 9.26 / 다음 평점은 8.6 / IMDb에서는 8.3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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